아인슈타인도 믿지 않던 '기묘한 원격 작용'

1편에서는 지구와 달의 순간이동 장치는 양자 얽힘이라는 특수한 관계로 이어져 있었다. 그래서 지구에서 물질의 상태를 측정하면 멀리 떨어진 달에도 그 영향이 순식간에 전해졌다.

 

양자 얽힘을 제시한 세 사람

아인슈타인, 포돌스키, 로젠이다. 이들은 1935년에 물리적 실재의 양자 역학에 의한 설명은 완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양자 얽힘의 존재를 제시한 이 논문은 세 사람의 이름을 따서 EPR논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1993년에 양자 얽힘을 이용함으로써 양자 순간이동이 가능하다는 IBM과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 등의 연구팀에 의해 이론적으로 제시되었다.

 

 

양자 얽힘이란 무엇일까?

양자 얽힘의 존재를 최초로 지적한 사람은 상대성 이론을 완성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다. 그리고 보리스 포돌스키, 네이선 로젠 등 물리학자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들은 논문에서 나중에 양자 얽힘이라 부르게 되는 '기묘한 원격 작용'이 일어날 수 있음을 정교한 사고 실험을 통해 지적했다. 논문에서 말한 사고 실험과는 다르지만 양자 얽힘을 광자를 사용해 설명했다. 광자의 편광(빛의 파동의 진동 방향)상태는 수평 방향과 수직 방향의 두 방향을 동시에 취할 수 있다. 이 불가사의한 상태를 중첩이라고 한다. 단 관측하면 중첩 상태가 사라져 편광 방향은 어느 한쪽으로 정해진다.

 

특수한 장치를 사용하면 편광 방향이 중첩 상태이면서 서로 방향이 90도 달라지는 관계성을 가진 광자의 쌍을 만들 수 있다. 멀리 떨어진 뒤 한쪽 광자의 편광 방향을 측정했는데 가로 방향이었다고 하자. 그러면 그 순간 다른 한쪽 광자는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편광 방향이 세로 방향으로 확정된다. 이런 광자 쌍의 불가사의한 관계성을 양자 얽힘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양자론을 믿는다면 몇 억 광년 떨어져 있어도 어느 광자의 측정 결과가 다른 한쪽 광자에게 순식간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광속을 넘어 정보가 전해질 수 없으므로 그런 기묘한 일은 있을 수 없다. 즉 양자론은 틀렸다 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훗날 양자 얽힘은 확실히 일어난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얽힌 두 광자 사이에서는 그 영향이 순식간에 전해지는 것이다.

 

 

양자 순간이동은 물질 자체의 순간 이동이 아니다?

양자 얽힘 상태로 할 수 있는 것은 광자만이 아니다. 현재는 전자나 원자, 이온, 원자 집단 등에 대해서도 얽힌 상태로 만들 수 있다. 1편에서 언급한 물질의 순간 이동에서는 물질을 구성할 정도의 대량의 원자를 지구와 달 사이에서 양자 얽힘 상태로 해서 물질을 구성하는 물질 정보를 전하는데 이용했다.

 

전파 등으로 보충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큰 물질을 원격지에 전송하는 일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다. 한편 미시적인 물질의 경우는 원격지에 같은 물질 상태를 재현하는 기술이 이미 실현되어 있다. 그것이 양자 순간 이동이다.

양자 순간이동의 기본적인 흐름은 광자를 사용해 양자 순간이동을 하는 일을 생각해 보면 양자 순간이동을 통해 전송하려는 광자를 광자 X라고 하자. 그와 별도로 양자 얽힘 상태에 있는 두 광자(광자A와B)를 준비한다.

광자 X를 광자A에 부딪쳐서 2개를 강제적으로 양자 얽힘 상태로 만든다. 그리고 어떻게 두 광자가 얽혔는지를 측정한다. 그것에 의해 광자 X와 A의 상태가 변하며 광자 A와 원래 양자 얽힘 상태였던 광자 B의 상태도 광자 A에 얽혀 순식간에 변한다.

 

광자 X의 정보가 광자 A를 매개로 광자 B로 전해지지만 불완전한 상태다. 그래서 광자 X와 광자 A의 얽힘 측정 결과를 보충 정보로 광자 B가 있는 곳에 전하고 그 정보를 사용해 광자 B의 상태를 보정한다. 그러면 광자 B는 광자 X와 똑같은 상태로 변한다.

 

요약하자면 광자 X가 A와 부딪치고 떨어진 곳에 있는 광자 B가 광자 X로 변한다. 광자 X가 광자 A가 있는 곳에서 광자 B가 있는 곳으로 실질적으로 이동한 셈이다. 이것이 바로 양자 순간이동이다.

 

 

양자 순간이동을 이용한 통신 기술을 연구하는 일본 요코하마 국립대학의 고사카 히데오 교수는 말했다. '일련의 흐름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양자 순간이동은 물질 그 자체를 원격지에 전송하는 것도 아니며 순간이동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영화 등에서 흔히 묘사되는 일상적인 물체가 순간 이동하는 것과는 다르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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