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초자연적인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곤 한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 세계가 작동하는 세부 방식이다. 이러한 믿음의 바탕에는 미신의 사고가 깔려 있다. 예를들면 미국 사람들의 40% 이상이 악마, 유령, 심령 치료를 믿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회과학자는 사람들이 초자연적 현상을 믿는 이유를 굳이 연구할 가치가 없다고 여긴다.
미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회의론자
물론 회의주의자들은 미신의 믿음을 예사롭게 여기지 않았고, 사람들이 초자연적 현상을 믿는 이유를 분석해 정기간행물에 게재하거나 학회를 열거나 수십 권의 서적을 출간했다. 그런 믿음을 설명하는 근거로는 개인의 성격 특성, 심리적 동기, 인지능력의 결함부터 정서 불안, 인구통계학적 특성, 사회적 영향까지 다양하다. 엄밀하고 과학적인 실험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분야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아직 충분치 않다.
미신 정의하기
우리는 미신과 비현실적 믿음을 '심리적, 생물적, 물리적 존재자와 그 과정의 핵심 속성들을 서로 혼동하는 범주 오인' 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모든 범주 오인이 미신은 아니다. 예를 들면 성인들은 흔히 물리적 힘을 물질로 인식하는데, 이는 범주 오인이긴 하지만 미신은 아니다. 다른 범주 오인들과 미신의 차이는 미신의 경우 범주 오인에 늘 핵심지식의 혼동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신은 범주를 오인한 진술이 실제로 참이라고 믿는 한에서만 미신으로 인식될 수 있다. 따라서 비유적, 우의적 표현처럼 속성을 혼동하도록 의도한 표현들은 미신이 아니다.
미취학 아동은 물리적, 생물적, 심리적 현상에 대해 놀랄 만한 이해력을 갖고 있지만 그들도 처음에는 미신에서 나타나는 것과 동일한 범주를 오인한다. 그렇다고 미신에 빠진 사람들의 인식이 어린아이 수준이라는 뜻은 아니다. 미신의 정의는 인간에게 직관과 논리라는 두가지 정보 처리 기제가 있다는 '이중과정이론'의 기본 원리를 통해 이해해야 한다. 직관과 논리는 서로 다른 데이타베이스를 근거로 서로 다른 원리에 따라 작동한다. 이중과정이론에 따르면 아동이 성숙하면서 분석적 과정이 직관적 과정으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두 과정은 일생동안 함께 발달한다.
한사람의 머릿속에는 상충하는 두 믿음이 존재하는데 합리적이고 타당한 믿음(ex: '죽음은 끝이다)과 논리에 반해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믿음(ex: '육신이 죽어도 영혼은 계속 존재한다')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중과정이론?
의사결정과정에서 판단이 직관과 추론의 이중과정을 통하여 도출되는 심리학 이론이다. 여기서 직관은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이며 내재적으로 작동하는 과정이고, 추론은 의식적이며 명시적으로 작동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면 직관과 추론은 카메라의 자동모드와 수동모드에 비교할 수 있다. 즉, 직관은 뇌에 기본적으로 배선된 모듈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하고 일성적인 문제 처리에서 높은 효율성을 보이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편향성이나 오류를 드러낼 수 있다.
반면 추론은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가장 적절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일상적인 문제 처리에서 직관만큼 빠르게 작동하지는 않지만 의사소통이나 교육에 의해 바뀔 수 있으므로 새로운 환경에서는 융통성있게 작동할 수 있다.
연구결과1(회의주의자 vs 미신을 잘 믿는 사람)
미신을 잘 믿는 사람과 회의주의자의 믿음 사이에는 존재론적 혼동에서의 차이가 있었다. 잘 믿는 사람들은 회의주의자들보다 물질을 정신화하는 경향이 강하고, 정신을 물리화하는 경향이 강했으며, 정신을 생물화하는 경향도 강하다. 다만 순수하게 문자 그대로의 진술이나 순수하게 비유적인 진술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때는 회의주의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또한 미신을 잘 믿는 사람들은 회의주의자들에 비해 자연적인 사건에 목적을 부여하는 경향이 컸고, 인위적인 사건에 목적을 부여하려는 경향도 더 컸으며, 임의적인 사건에도 목적을 더 부여했다. 다만 지향적 사건에 목적을 부여하는 정도는 미신을 잘 믿는 사람과 회의주의자 사이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미신을 잘 믿는 사람들은 회의주의자들에 비해 직관적 사고에 기대는 경향이 강했지만, 분석적 사고에 기대는 경향은 약했다. 그리고 미신을 잘 믿는 사람들은 회의주의자들에 비해 정서가 불안했다.
연구결과2(회의주의자 vs 미신을 잘 믿는 사람)
기존 과학 연구에서 미신에 대한 믿음은 각각이 독립적인 현상인지 혹은 서로 관련된 현상인지에 대한 합의가 없었고, 이런 개념의 정의에도 일관성이 없었다. 이 연구의 목표는 이 개념들을 다른 근거없는 믿음들과 구분하고 정신적, 물리적, 생물적 존재자들의 핵심 속성을 혼동하는 존재론적 혼동으로 정의하는 통일된 개념 체계를 제시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우리는 미신을 믿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론적 범주들의 속성을 혼동하는지 조사했다.
연구 결과는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했다. 회의주의자와 비교할때 미신을 잘 믿는 사람들은 정신 현상에 물리적, 생물적 속성을 더 많이 부여했다. 미신을 잘 믿는 사람들은 회의주의자들보다 정신이 사물에 물리적 영향을 줄 수 있다거나 사악한 생각이 다른 존재를 감염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더컸다. 그리고 이들은 회의주의자들에 비해 물, 가구, 바위같은 물질에 정신적 속성을 더많이 부여했고 이런 주체들이 욕망, 영혼같은 심리적 속성을 지녔다고 받아들였다. 특히 미신을 잘 믿는 사람들은 안개나 컴퓨터 고장같은 자연적, 임의적, 인위적인 사건들이 결혼과 같이 개인사에서 의미있는 결과들로 이어질 경우 그 사건이 목적을 지닌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더컸다.
그러나 이들이 진술이나 순수히 비유적인 진술의 진위 여부, 또는 키스나 달리기 시합처럼 완전히 지향적인 행동의 목적성을 평가할 때는 회의주의자들의 응답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점성술? 풍수지리? 초능력?
또한 결과에 따르면 점성술, 풍수지리, 초능력과 같은 현상에 대한 믿음은 존재론적 혼동이나 직관적 사고 경향과 관계가 있었고 미미하기는 해도 분석적 사고를 할 경향이 낮거나 정서 불안정이 있는 경향성과 관계가 있다. 이 결과는 미신 등의 초자연적 믿음이 분석 체계의 결함이 아닌 직관 체계에서 야기되는 것으로 직관적 사고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비교적 미신을 많이 믿는다는 선행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요약하자면 연구의 결과는 존재론적 혼동이 미신의 믿음의 특성을 정의한다는 이론을 뒷받침한다.
결론
원시시대의 애니미즘부터 풍수지리 사상까지 달을 생명체로 여기는 어린이의 믿음부터 교육받은 성인의 점성학에 대한 믿음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미신의 믿음의 고통분모를 이룬다. 사람들의 사람은 이 새로운 개념적 모델이 미신에 대한 더 정교한 이론적 설명을 제시하는 발판이 되는 것이다. 미신에 대한 연구에서는 미신을 잘 믿는 사람들이 세상에 대해 지니고 있는 지식이 부정확한 이유가 심리, 생물, 물리 현상에 대한 생애 초기의 미성숙한 직관적 관념이 이후에 습득된 합리적 지식과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입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존재론적 범주 사이의 핵심 속성의 혼동이 연결성이나 총체성과 관련된 생각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미신, 초자연 현상에 대한 믿음을 일으키는 핵심 혼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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