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불에 타버린 편지의 재에서 본래의 편지 내용을 알 수 있을까?

그런일은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편지의 재나 연기의 입자, 불에 탔을 때 나오는 빛 가운데 불타기 전에 편지 내용의 정보가 남아 있다고 한다. 재나 연기나 혹은 빛 등을 완전히 관측을 할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 편지를 복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보는 사라지는 일이 없다는 물리학적 규칙일 것이다.

 

그렇다면 편지가 블랙홀에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

빛조차도 한번 블랙홀에 빠지면 탈출할 수 없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블랙홀에 떨어진 편지의 정보는 영원히 사라진다고 말했다. 불탄 편지의 재나 연기, 빛을 회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블랙홀에서 호킹 복사(아래 설명)를 모음으로써 정보를 복구할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스티븐 호킹 박사는 호킹 복사에는 정보가 들어 있지 않아 복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년 동안의 논쟁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이러한 주장에 완전히 반대한 사람이 있었다. 미국의 물리학자 레너드 서스킨드(Leonard Susskind) 박사와 헤라르뒤스 엇호트(Gerardus't Hooft) 박사이다. 블랙홀이 정보를 없앤다면 물리학의 근본적인 규칙이 어긋나기 때문에 인류가 지금까지 쌓아 올린 물리학의 기본이 크게 흔들리게 된다. 그러므로 엇호프트 박사와 서스킨드 박사는 스티븐 호킹 박사가 무언가를 간과하고 있으며 실제로 블랙홀이 정보를 없애는 경우는 없다고 반박하는 주장을 했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패배

이러한 모순되는 두주장을 블랙홀의 '정보 패러독스'라고 부른다. 서스킨드 박사와 스티븐 호킹 박사는 20년 동안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그리고 이러한 논쟁은 '초끈 이론'에 의해 일단은 결말을 보였다. 초끈 이론에 의하면 블랙홀에 떨어진 정보는 그 표면의 지평면에 남는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호킹 복사를 회수해 정보를 복원시킬 수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도 2004년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정보 패러독스'?

블랙홀에 빠진 편지의 정보는 사라진다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주장과 사라지지 않고 남는다는 레너드 서스킨드(Leonard Susskind) 박사와 헤라르뒤스 엇호트(Gerardus't Hooft) 박사의 주장은 결과적으로는 스티븐 호킹 박사가 자신의 주장이 틀렸다고 인정했지만 이 논쟁은 물리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것은 틀림없다. 블랙홀의 표면에 2차원적으로 정보가 남는다는 결과는 우리가 3차원 공간이라고 느끼는 우주가 사실은 2차원 면에 적힌 정보가 투영된것 일지도 모른다는 홀로그래픽 원리 이론으로 발전했다.

 

 

블랙홀에 빠지면 모든게 증발할까?

블랙홀로 떨어진 물체나 물질은 밖으로 다시는 나올 수 없다. 그래서 블랙홀의 질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스티븐 호킹 박사는 양자론을 적용함으로써 블랙홀이 빛의 입자 혹은 광자 등과 같이 여러 가지 입자를 내보내고 질량을 잃어서 증발(?)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쌍생성'과 '쌍소멸'이라는 현상

열쇠가 되는 것은 입자의 쌍생성과 쌍소멸 이라는 현상이다. 양자론에 의하면 우주 공간은 텅 빈 것이 아니라 진공 공간 자체에 에너지를 품고 있으며, 그러한 에너지가 요동치고 있다. 진공을 소립자 수준으로 미시적인 규모로 본다면 에너지의 요동에 의하여 입자가 생기거나 사라진다. 예를들어 어느 순간에 전자와 전자의 반입자인 양전자가 쌍이 되어 생기고(쌍생성), 이들이 서로 충돌해 사라진다(쌍소멸)는 것이다.

 

'호킹 복사'란?

그렇다면 블랙홀의 표면에는 쌍생성이 일어나면 어떻에 될까? 쌍생성된 입자와 반입자 가운데 한쪽에서 만약 사건의 지평면 안쪽으로 들어간다면 그것은 블랙홀의 중심으로 차츰 떨어져 반대쪽과 만나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반대쪽의 입자는 쌍소멸을 일으킬 상대를 잃어버리게 되고 그 나머지 일부는 블랙홀의 바깥쪽을 향해서 날아간다. 이러한 블랙홀에서 입자가 방출되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이것을 호킹 복사라고 한다.

 

 

이때 사건의 지평면의 안쪽으로 떨어진 입자는 블랙홀의 가장 강한 중력의 영향으로 음의 에너지를 가진것이 된다. 또한 남겨진 입자는 양의 에너지를 갖는다.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공식인 E=mc2에 의하면 에너지(E)와 질량(m)은 같은 것이며 서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 그래서 음의 에너지를 가진 입자를 끌어들인 블랙홀은 그만큼 질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일반적인 크기의 블랙홀에서는 증발이 매우 적어서 관측을 할 수 없다. 이론적으로 블랙홀의 질량이 작을수록 증발이 심해지며 최종적으로는 폭발적으로 입자를 방출해 소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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